한국과 베트남 청년들이 명상을 매개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평화의 가치를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월정사와 문수청소년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2025 한·베 글로벌 명상캠프'가 11월 3일부터 8일까지 4박 6일간 베트남 닌빈성 땀쭉사원과 하노이 일대에서 진행됐다. 8일 하노이 일정을 끝으로 모든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베 청년 30명, 명상으로 국경을 넘다
이번 캠프에는 한국 대표단 15명과 베트남 대표단 15명 등 총 30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명상과 문화교류, 역사 탐방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양국 청년들이 내면의 성찰과 상호 이해의 가치를 배우는 자리였다.
캠프 첫날인 3일, 한국 대표단은 베트남 청년들과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첫 프로그램으로 월정사 밀엄 스님의 특강 '명상과 행복: 불교 수행과 뇌과학의 만남'이 진행됐다. 강의 후 참가자들은 실제 명상 실습을 통해 마음의 이완과 집중을 체험하며, 명상과 뇌과학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땀쭉사원과 고싱가에서의 명상 체험
참가자들은 베트남 닌빈성의 땀쭉사원(Tam Chuc Pagoda)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경험했다. 닌빈성은 '육지의 하롱베이'로 불리는 땀꼭을 비롯해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과 논밭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짱안 경관단지가 위치해 있어 문화적, 생태학적 가치를 모두 지닌 곳이다.
4일에는 참가자들이 땀쭉사원의 불교 문화와 명상 공간을 탐방한 뒤, 베트남 명상 단체 '고싱가(GoSinga, Temple Stay)'를 방문했다. 고싱가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베트남의 명상 문화에 대해 배우고, 한국과 베트남 명상의 차이와 공통점을 함께 체험했다.
이날 오후에는 '한·베 문화의 만남' 워크숍이 열려 양국 학생들이 각 나라의 전통과 생활문화, 종교관 등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 시간에는 밀엄 스님이 이끄는 '자애의 명상(Loving-kindness Meditation)'이 진행되어 참가자들은 내면의 평화와 타인에 대한 연민을 되새겼다.
하노이 역사 탐방으로 평화의 의미 되새겨
캠프 후반부에는 참가자들이 하노이로 이동해 역사 문화 현장을 탐방했다. 호아로수용소, 호찌민 박물관, 문묘 등을 방문하며 베트남의 독립과 근대화의 여정을 돌아봤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겪은 한국의 역사와 베트남 독립운동의 유사점을 함께 나누며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양국 청년들은 식민지 경험이라는 공통의 역사적 아픔을 공유하며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노이국립대와 교류회, 평화선언문 발표
참가자들은 하노이국립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USSH)을 방문해 현지 대학생들과 교류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캠프의 소감과 배움을 공유하고, 조별 토론을 통해 직접 작성한 '평화선언문'을 공동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명상은 평화의 시작이며, 마음의 평화가 세상의 변화를 이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참가자들은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된 평화가 타인과의 관계, 나아가 세상의 평화로 확장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공유했다.
"명상이라는 공통 언어로 국경 넘어 연결"
문수청소년회 관계자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참가자들이 명상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평화의 가치를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이번 경험이 향후 한·베 청년 교류와 동아시아 평화 네트워크 확산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수청소년회와 고싱가 관계자들은 "명상이라는 공통의 언어를 통해 국경과 언어를 넘어 진심으로 연결되는 순간들을 보고 있다"며 "청년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평화를 직접 느끼는 경험이 앞으로의 한·베 청년 교류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12월 월정사에서 동아시아 청년 명상캠프로 이어져
참가자들은 캠프를 마무리하며 오는 12월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서 열릴 '2025 동아시아 청년 명상캠프'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12월 캠프에서는 한국, 베트남,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청년들이 명상과 평화를 매개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한·베 캠프가 첫걸음으로 '마음으로 연결되는 평화'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동아시아 청년 명상캠프는 더 확장된 평화 네트워크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월정사는 출가학교 20주년을 맞아 글로벌 명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우든피시재단과 협력해 25개국 70여 명의 글로벌 청년이 참가하는 '월정사-우든피시 글로벌 명상수행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한·베 글로벌 명상캠프는 월정사와 문수청소년회가 아시아 지역 청년 교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며, 명상을 통한 평화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