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직장인을 위한 도심속 사찰의 ‘파격 변신’
반려견 사찰 출입 허용… 절 들어서면 반려견 ‘새콤’ 나와 반기며 안내
1층엔 갤러리 카페·장인 작품으로 꾸민 선명상실
2층 법당엔 침대형 소파…”누구나 와서 쉬는 곳”
덕운스님 5분 선명상 유튜브 운영…책도 펴내
명상과 휴식의 새 지평, 서울 도심 속 불교의 혁신
도심 한복판에서 전통적 사찰의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공간이 있다.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인근에 자리한 충정사는 조계종의 파격적인 실험을 통해 현대인들의 일상에 불교를 녹여내고 있다.
충정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려견 ‘새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올해 3월 부임한 덕운스님이 입양한 새콤은 이미 주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 스타가 됐다. 충정사는 최근 ‘미앤팻’ 캠페인을 통해 반려동물의 사찰 출입을 공식 허용했다. 이는 모든 생명체의 존중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시도다.
사찰의 공간구성을 누구나 이용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전환
이 사찰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 구성에 있다. 1층에는 갤러리 카페와 선명상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갤러리 카페는 신행단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꾸며졌다. 반면 선명상실은 옻칠로 마감된 바닥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나전칠기 명장 김인영 선생의 예술혼이 담긴 세계 유일의 명상 공간이다.
2층 법당은 충정사의 혁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통적인 법당 구조 대신 바닥에 카펫을 깔고 빈백 소파를 배치해 마치 고급 라운지처럼 꾸몄다. 덕운스님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외국인이라도 누구나 와서 누워 책을 읽거나 명상하거나 잠을 청하며 마음의 휴식을 취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조계종이 2023년 공식화한 ‘K-명상’인 선명상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덕운스님은 매일 아침 5분 선명상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최근 ‘선명상과 함께하는 천수경 수행의 길’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스님은 “천수경 독송은 단순한 기도가 아닌 내면의 고요를 체험하는 선명상의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연말에는 종교를 초월하는 또 다른 혁신적 행사도 준비 중이다. 충정사 입구에 걸린 ‘세 가지 소원이 이루어지는 사찰’이라는 팻말처럼, 이곳에서 현대인들은 적어도 ‘마음의 평온’이라는 소원 하나는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도심 속 사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불교를 대중화하는 덕운스님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오지현 힐링뉴스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