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물결의 소리를 걷다…고창갯벌 사운드워킹, 5월 두 차례 청각 산책 펼친다

사진 제공 - 고창군
사진 제공 - 고창군

전북 고창의 갯벌은 사진보다 소리로 기억하는 편이 더 깊다. 발밑에서 모래가 움푹 들어가는 작은 진동, 바람이 갈대 끝을 스치며 만드는 잔잔한 마찰음, 멀리서 다가오는 파도의 호흡까지. 이런 풍경을 도시 한복판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고창군이 이 같은 갯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체험형 생태관광 프로그램 ‘고창갯벌 사운드워킹’을 5월에 두 차례 운영한다. 1회차는 17일, 2회차는 24일이며 람사르고창갯벌센터와 갯벌식물원 일원에서 진행된다.

시각 중심 관람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태관광 콘텐츠

사운드워킹은 갯벌을 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기존 관람 방식과 결이 다르다. 청각과 감각을 매개로 자연과 교감하면서 생태계의 가치를 몸으로 체감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현장에서 사운드워킹의 의미와 녹음기 사용법을 먼저 익힌다. 이후 갯벌을 천천히 걸으며 바람, 물결, 갯벌 생물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직접 채집한다. 녹음기에 담긴 소리는 이어지는 사운드명상과 컬러링북 활동으로 연결돼, 한 번의 산책이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되는 구성이다. 단순히 ‘갯벌을 봤다’가 아니라 ‘갯벌을 들었다’는 기억이 남도록 흐름을 짜놓은 셈이다.

람사르습지 고창갯벌이라는 무대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고창갯벌은 2010년 람사르협약에 따라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45.5㎢ 규모의 보호지역이다. 2021년에는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고창갯벌도 그 일원으로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창갯벌센터는 이 고창갯벌의 보전과 생태교육, 생태관광을 담당하는 거점이다. 4층 건물에 전시실과 갯벌도서관, 전망대를 갖췄으며, 이번 사운드워킹의 출발점이 된다. 갯벌식물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에서는 칠면초와 갯잔디 같은 염생식물 군락이 청각 자극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자연의 소리가 마음에 닿는 시간

청각에 집중해 자연과 교감하는 활동은 참여자의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안정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면과 알림으로 가득한 일상에서 시각 자극을 잠시 내려놓고 귀를 여는 시간 자체가 작은 마음 회복으로 이어진다.

갯벌 생물과 환경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과정은 생태계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고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운드명상으로 마무리되는 프로그램 구성은 명상이나 마음챙김을 일상에 들이고 싶은 이들에게도 부담 없는 입구가 된다.

나윤옥 고창군 세계유산과장은 “사운드워킹은 갯벌을 단순히 관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리를 직접 듣고 체험하며 교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태관광 콘텐츠”라며 “고창갯벌이 자연의 생생한 소리를 매개로 다양한 생태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두 차례 운영을 시작으로 고창갯벌 사운드워킹이 어떤 결의 청각 풍경을 사람들의 마음에 새기게 될지 주목된다. 참여 안내와 자세한 운영 정보는 람사르고창갯벌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