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간 거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나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명상을 제공하는 시대가 왔다. XR 기술과 AI가 만나 일상 속 마음 치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1분의 시선으로 마음을 읽는 기술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명상은 늘 '나중에' 하는 일이 되곤 한다. 시간을 내기 어렵고, 어떤 명상이 내게 맞는지 알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제 거울 앞에 1분만 서 있으면 된다. XR 콘텐츠 기업 엔피가 개발한 명상 앱 '무아(MUA)'가 당신의 마음을 먼저 읽어준다.
무아는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및 명상과학연구센터와 공동 개발한 감정추론 AI 알고리즘 'MIND-C'를 탑재했다. 스마트 미러 형태의 키오스크 앞에 서서 약 1분간 거울을 바라보면, 심박수·심박변이도·혈압 등 생체 신호를 비접촉 방식으로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현재의 정서 상태를 분석하고, 개인에게 꼭 맞는 명상 콘텐츠를 큐레이팅한다.
기존 명상 앱들이 단순히 콘텐츠를 나열하는 것에 그쳤다면, 무아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XR(확장현실) 환경에서 몰입형 명상을 경험하며, 명상 전후의 감정 변화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전문 명상 가이드가 곁에서 나의 상태를 세심히 살피듯, 기술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지난 12월, 무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제25회 모바일기술대상' 콘텐츠/소프트웨어 분야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인의 약 70%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비용·시간·환경적 제약으로 적절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무아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명상 경험'을 실현하고 있다.
일상의 공간이 명상실로 변화하다
무아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는 3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새로운 서비스 '무아 홈(MUA'H)'이 첫선을 보인다.
무아 홈은 단순한 앱을 넘어 공간과 결합한 토탈 웰니스 솔루션이다. 사무실 한편, 공공시설 내 작은 공간에 설치되어 직장인들이 업무 중 잠깐의 휴식 시간에 명상과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면 인식 미러로 생체 신호를 측정하고, 공기 관리 센서·공기 청정기·스마트 디퓨저 등 IoT 기술이 접목되어 최적의 회복 환경을 자동으로 조성한다.
엔피는 스마트오피스 구축 전문 기업 동아피엠과 업무협약을 맺고 무아 홈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카카오스타일 등 국내 유수 기업의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한 동아피엠의 노하우와 엔피의 XR·AI 기술이 만나, 실제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웰니스 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백승업 엔피 대표는 "공간과 기술이 결합된 일상적 웰니스의 미래를 제시하겠다"며 "B2C를 넘어 B2B·B2G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성장하는 디지털 멘탈케어 시장
무아의 행보는 전 세계적인 디지털 멘탈케어 시장의 급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글로벌 디지털 멘탈케어 시장은 2024년 201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 558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명상·정신건강 앱 시장은 2023년 30억 달러에서 2028년 65억 달러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1억 명이 사용하는 '캄(Calm)', 빌 게이츠가 언급한 '헤드스페이스(Headspace)' 등 글로벌 명상 앱들이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마보', '코끼리' 등의 앱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명상 앱이 단순 시청형 콘텐츠에 그치는 반면, 무아는 XR 기술과 AI 기반 감정 분석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정부 역시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질병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 '삶의 질 개선'으로 전환하며 바이오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엔피는 무아를 단순한 명상 앱이 아닌 웰니스와 헬스케어를 연결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정의하며, 축적된 감정 데이터를 조직 차원의 정서 관리나 기업 복지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미 북미 시장에서 구독형 모델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무아는, 지난 10월 홍콩전자전에서 현지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3월 MWC를 통해 공개될 무아 홈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가 모인다.
거울 앞에 서는 1분, 그 짧은 시간이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으로 변화한다. 기술이 마음을 읽고, 공간이 휴식을 선물하는 시대. 디지털 힐링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