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윌버 신간 『우아하게 용기 있게』 출간… 아내의 암 투병 5년, 사랑과 수행의 기록

통합이론의 창시자 켄 윌버(Ken Wilber)의 신간 『우아하게 용기 있게』가 김영사에서 출간됐다. 아내 트레야가 암 진단을 받은 뒤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시간을 기록한 책으로, 투병기이면서 동시에 두 사람이 그 한가운데서 통과한 수행의 기록이다. 2021년 개봉한 영화 〈Grace and Grit〉의 원작이기도 하다. 국내 출간에 맞춰 온라인 북클럽 플랫폼 그믐에서는 9월 7일부터 4주간 독자와 함께 읽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론서가 아닌 에세이, 켄 윌버의 예외적인 책

켄 윌버의 국내 소개작은 『무경계』, 『빅 홀니스』, 『켄 윌버의 통합명상』처럼 통합심리학과 명상, 영성을 다룬 이론서가 대부분이다. 그의 책은 어렵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책은 성격이 다르다. 저자가 자신의 삶을 직접 털어놓은 에세이다.

켄과 트레야는 30대에 만나 곧바로 결혼했다. 신혼을 시작하자마자 트레야가 위중한 암 진단을 받으면서 투병과 간병의 결혼생활이 시작됐다. 책은 그 5년을 따라간다. 서로를 믿고 의지한 시간뿐 아니라 짜증을 냈던 순간까지 함께 담겼다.

켄의 글과 트레야의 일기가 교차하는 구성

형식도 독특하다. 켄 윌버의 서술에 트레야가 직접 남긴 일기와 편지, 인터뷰가 교차로 배치된다. 아내의 목소리가 있는 그대로 전달되기를 바란 저자의 선택이다.

암 진단을 받던 날의 장면도 두 목소리로 남았다. 트레야는 종양이 악성이라는 말을 들은 순간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고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적었다. 켄은 아내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빈방에 들어가 문을 잠갔던 순간을 기록했다. 울기 시작하면 자신이 완전히 무너질까 두려웠다고 썼다.

암 환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말이 상처가 되는지, 간병하는 사람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에 대한 체험도 실렸다. 당대의 지식인과 종교인, 과학자, 치유사들과 교류하며 남긴 일화들도 함께 담겼다.

'질환'과 '병'을 나누어 보는 시선

총 22개 장으로 구성된다. '질환과 병 그리고 잘못 덧씌워진 의미들', '균형의 문제', '내면의 우주', '몸과 마음을 내려놓다', '나는 누구인가?', '심리치료와 영성', '무엇이 진정한 도움인가?' 등이 이어진다.

윌버는 여기서 질환과 병을 구분하고, 환자가 겪는 고통에 사회가 덧씌우는 의미를 문제 삼는다. 종교에 대한 시각도 드러난다. 신화를 문자 그대로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말하는 표층 종교와, 신비주의적이고 체험적인 심층 종교는 서로 다른 층위에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티베트 불교 수행법인 통렌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자신을 내주고 타인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이 수행이 주체와 객체의 이원성을 약화시킨다고 윌버는 설명한다. 스스로 고통을 떠안는 단계에 이르면 자기와 타자의 구분도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의 영성 이론이 대화체로 풀려 나온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삶과 죽음에 관한 깊고도 처절한 응시"

책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의 저자 M. 스캇 펙은 이 책을 삶과 죽음, 사랑, 영혼의 새로운 탄생에 관한 응시라고 평했다. 미국 출판 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윌버가 암을 자기 자신과 마주하며 성장하는 계기, 곧 '치유하는 위기'로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정신-신체 통합의학 클리닉을 설립한 조앤 보리센코는 트레야의 일기가 켄의 글과 정교하게 어우러지며 그녀의 솔직함과 생명력을 고스란히 전한다고 밝혔다. 불교 전문지 트라이시클은 암 환자와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다.

통합이론의 창시자, 켄 윌버

켄 윌버는 트랜스퍼스널 심리학과 통합심리학을 대표하는 사상가다. 의학과 생화학을 전공하던 중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심리학과 종교, 영성에 대한 동서양 사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23세에 쓴 첫 저서 『의식의 스펙트럼』은 인간 의식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책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약 25권의 저서를 통해 인간 의식의 발달과 진화에 대한 통합이론을 제시했다. 선불교와 티베트 불교 수행을 오랫동안 실천해온 수행자이기도 하며, 통합연구소(Integral Institute) 설립자이자 통합생활(Integral Life)의 공동 설립자다.

4주간의 함께 읽기, 담당 편집자가 직접 진행

그믐에서 진행하는 '함께 읽기'는 9월 7일부터 10월 4일까지 4주간 이어진다. 주차별로 읽을 범위가 정해져 있다. 1주차 1~5장, 2주차 6~10장, 3주차 11~15장, 4주차 16~22장 순이다.

모임지기가 일주일에 두세 차례 질문과 주제를 올리면 참가자가 인상 깊었던 구절과 느낀 점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우아하게 용기 있게』를 만든 담당 편집자가 모임지기를 맡아 책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질문도 받는다. 꾸준히 참여한 이에게는 그믐 수료증이 발급된다.

신청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도서를 증정하며, 당첨되지 않아도 모임 참여는 가능하다. 책을 받지 못한 경우나 모임이 시작된 뒤에도 참여할 수 있다.

참여신청 :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880

▶증정도서 신청(10명 추첨 증정)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whtNIUaI2Q_EGhCYxf8PPLAmgCW8NxDg6kXKJC5pIv_FI7g/viewform?usp=publish-editor

▶자세한 책 정보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21047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