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요가 니드라로 하루를 채우는 에게해의 웰니스 리조트, 식스센스 카플란카야

보드룸 북쪽 토르바 일대의 에게해 해안 ⓒDw updike/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보드룸 북쪽 토르바 일대의 에게해 해안 ⓒDw updike/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튀르키예 서남쪽 에게해 연안, 보드룸에서 만을 건너 북쪽으로 올라가면 올리브나무가 선 언덕과 암반 해안이 이어지는 구간이 나온다. 이 해안선을 따라 녹색 지붕의 낮은 건물들이 계단식으로 내려가며 들어서 있다. 식스센스 카플란카야다. 리조트 소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영장이나 객실이 아니다. 스파 입구에 길이 7미터가량의 명상 통로를 두고, 정원 안에 명상 미로를 따로 만들어 놓았다는 대목이다. 쉬러 온 사람이 치료실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걸으며 호흡이 고요해지도록 동선을 설계한 셈이다.

하타 요가와 프라나야마, 요가 니드라가 하루 일정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

이 리조트의 웰니스 프로그램은 아홉 갈래로 운영된다. 공식 프로그램 페이지에 피트니스, 디톡스, 디스커버 요가, 체중 관리, 장수, 수면, 러브 유어 하트, 마인드 유어 브레인, 면역력 강화가 올라와 있다. 이름만 보면 건강 관리 쪽으로 기울어 보이지만, 안을 열어 보면 수련 세션이 축을 이룬다. 피트니스 프로그램은 고강도와 저강도 운동 사이에 회복 치료와 명상, 수면을 함께 넣는다고 밝히고 있다. 디톡스는 침습적 처치 대신 요가식 클렌즈와 저강도 운동, 심신 수련으로 구성한다. 마인드 유어 브레인은 집중 활동과 호흡, 저널링을 묶는다.

명상과 요가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쪽은 디스커버 요가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3박, 5박, 7박 가운데 하나를 고르고, 기간에 따라 세션 수가 달라진다. 요가 라이프스타일 상담 한 차례로 시작한 뒤 개인 맞춤 요가 60분 수업이 3박 두 차례, 5박 네 차례, 7박 여섯 차례 들어간다. 프라나야마 호흡 수련 60분은 기간별로 한 차례에서 세 차례, 요가 니드라 60분도 같은 비율로 배정된다. 여기에 아유르베다 체험 90분과 쿤달리니 밸런싱 트리트먼트 90분, 와츄 수중 치료가 붙는다. 매일 하타 요가를 수련하면서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고요하게 가다듬는 법을 익히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적혀 있다.

러브 유어 하트는 하루 동안 묵은 감정을 내려놓고 새로운 목적을 세워 마음과 다시 연결되는 법을 배우는 성찰 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장수 프로그램은 에너지와 집중력, 체력을 끌어올리는 쪽에 무게를 둔다. 리조트는 스마트 기술로 몸 안의 지표와 움직임, 수면 패턴을 먼저 측정한 뒤 웰니스 전문가가 치료와 활동, 영양 조언을 개인에 맞춰 설계한다고 설명한다. 측정 결과가 수련 내용에 어느 정도까지 반영되는지, 상담이 몇 차례 이뤄지는지는 공식 페이지에 적혀 있지 않다. 이 부분은 머물 기간을 정하기 전에 직접 확인해 볼 지점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상 설명이다. 공식 페이지는 이 프로그램이 요가를 처음 접하는 완전한 초보자에게 맞는다고 밝히면서, 숙련된 수련자에게도 수준을 조정해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기 몸이 각 자세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고 싶은 사람을 염두에 둔 구성이다. 수면 프로그램 쪽에서도 요가 니드라와 명상, 이완 치료가 주된 요소로 들어간다. 요가와 필라테스, 스피닝 수업은 프로그램과 별개로 상시 운영된다.

바다를 향한 데크에서의 요가 수련(자료 사진) ⓒengin akyurt/Unsplash
바다를 향한 데크에서의 요가 수련(자료 사진) ⓒengin akyurt/Unsplash

명상 동굴과 요가 스튜디오, 해변 수련 공간이 흩어져 있는 1만 제곱미터의 웰니스 층

수련이 이뤄지는 공간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다. 두 개 층에 걸쳐 1만 제곱미터 규모로 펼쳐진 웰니스 공간 안에 명상 동굴이 따로 있고, 요가 스튜디오와 필라테스 스튜디오, 카디오 스튜디오, 웨이트와 움직임 룸, 사이클링 스튜디오가 자리를 나눠 쓴다. 해변 쪽에도 요가와 명상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아침에는 바다를 향해 열린 데크에서, 낮에는 실내 스튜디오에서, 저물 무렵에는 동굴 안에서 수련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벌려 놓은 구조다.

치료실은 38개다. 하이드로서멀 구역에는 크리스털 스팀룸과 핀란드식 사우나, 수치료 풀, 소금 동굴, 이글루가 들어가고, 하맘은 남성용과 여성용, 혼성용으로 나뉘어 있다. 체성분 측정실과 심폐 대사 검사실, 아유르베다와 운동생리학 상담실 같은 임상형 설비도 같은 층에 있다. 공간 사진에서는 곡선으로 휘어진 어두운 벽과 원형 천장 조명, 촛불로 밝힌 원형 실내 풀이 반복해 나타난다. 둥글고 낮은 형태로 자극을 줄이려는 설계 의도가 읽힌다.

출처 : https://onvacation.life
출처 : https://onvacation.life

공간을 둘러싼 바깥 환경도 수련에 작용한다. 요가 데크가 놓인 자리는 암석 해안과 소나무가 맞닿는 지점이다.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이 열려 있어 아침 수련 중에는 파도 소리가 배경음처럼 깔린다. 리조트가 자리한 구릉에는 오래된 올리브나무가 서 있고, 건물은 그 경사를 깎아내지 않고 따라 내려가는 방식으로 배치됐다. 넓게 트인 에게해 전망이 거의 모든 층에서 이어지는 이유다.

지역 농가와 함께 운영하는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맞춤식사, 공동체분위기 추구해

이 리조트는 2017년 5월 1일 식스센스 브랜드에 합류했고, 이듬해 5월 1일 새 시즌을 맞아 문을 열었다.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게스트룸 141개와 스위트 6개, 리지 빌라와 레지던스 66개로 구성된다. 객실은 경사진 지형을 따라 계단식으로 배치해 지중해 마을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적함과 사람들이 어울리는 공동체 분위기를 함께 추구한다는 것이 리조트가 내세우는 방향이다.

식사는 지역 농가와 어시장에서 들여온 식재료를 기본으로 한다. 유기농 공급을 지역 농가와 함께 운영하며 인증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웰니스 층에는 손님이 직접 재료를 골라 스크럽을 만드는 워크숍이 열리는 알케미 바가 있고, 지속가능성과 지역 생태계 지원 활동을 소개하는 어스 랩도 함께 운영된다.

공간을 쓰는 방식도 성격을 보여 준다. 피트니스 공간은 상시 열려 있고 낮 동안에는 지도자가 상주한다. 이른 새벽에 혼자 수련하고 싶은 사람과, 지도를 받으며 자세를 교정하고 싶은 사람이 같은 공간을 시간대만 달리해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에게해 지역 특색을 살린 식사는 여러 야외 공간에서 제공되며, 디톡스나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손님에게는 그에 맞춘 식단이 따로 나온다.

쉼의 요소도 수련과 같은 층에 모여 있다. 손님이 직접 재료를 골라 스크럽을 만드는 알케미스트 바디 스크럽 워크숍, 전통 터키 하맘, 머리와 어깨와 발에 집중하는 드림 캐처 마사지, 물 위에서 몸을 맡기는 와츄가 대표 항목으로 소개된다. 수련으로 하루를 열고 트리트먼트로 하루를 닫는 흐름을 짜기에 어렵지 않은 구성이다.

고요한 스파 공간(자료 사진) ⓒDominik Neuner/Unsplash
고요한 스파 공간(자료 사진) ⓒDominik Neuner/Unsplash

수련과 쉼을 한 하루 안에 넣고 싶다면

하루를 그려 보면 이렇다. 해가 오르기 전 해변 데크에서 하타 요가로 몸을 풀고, 아침을 먹은 뒤 명상 통로를 걸어 치료실로 들어간다. 낮에는 사설 해변과 수상 활동, 올리브나무 언덕을 지나는 하이킹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주변에 고대 유적지가 가까워 자연과 문화 탐방을 함께 묶을 수 있고, 그중 두 곳은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한다고 리조트 측은 설명한다. 유적의 이름은 공식 페이지에 적혀 있지 않다.

오후 늦게는 요가 니드라로 몸을 내려놓고, 저녁에는 정원의 명상 미로를 걷는다. 수련과 쉼을 따로 떼어 놓지 않고 하루 안에서 번갈아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식스센스 카플란카야는 아이를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가족이 각자의 속도로 머물다 저녁에 모이는 방식도 가능하다.

명상지도자와 일대일 수련, 호흡수련과 요가 니드라 체계적으로

요가를 한 번도 해 본 적 없지만 이번 여행에서 몸과 호흡을 제대로 배워 보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곳이다. 지도자와 일대일로 자세를 점검받고, 호흡 수련과 요가 니드라를 차례로 밟아 가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침묵 수행처의 밀도 있는 좌선을 기대하는 쪽이라면 성격이 다르다. 이곳은 수행 공동체가 아니라 큰 규모의 웰니스 리조트이고, 임상 검사와 스파 트리트먼트가 같은 층에서 돌아간다. 고요함의 결이 다르다.

명상 동굴과 명상 미로를 따로 만들어 둔 리조트는 많지 않다. 수련 공간을 구색으로 두지 않고 동선의 출발점에 놓았다는 점에서, 이곳은 쉬러 가는 바닷가 호텔과는 다른 자리에 선다. 프로그램 안에 하타 요가와 프라나야마, 요가 니드라가 각각 독립된 세션으로 들어가 있는 구성도 그 방향을 뒷받침한다.

에게해의 가을 바다와 올리브나무 언덕을 앞에 두고 하타 요가와 프라나야마로 하루를 열고 닫는 일정. 이왕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면 그 바다에서 호흡하는 법을 배워 오는 쪽이 더 오래 남지 않을까.

기사 문의 : fare30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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