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동아시아 청소년 동계 명상캠프' 월정사에서 열려

눈 덮인 오대산 자락에 청소년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한국, 베트남, 일본, 태국에서 온 청소년들이 월정사 자연명상마을 옴뷔에 모여 특별한 겨울을 맞이했다. '2025 동아시아 청소년 동계 명상캠프'가 지난 12월 15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언어가 달라도 마음이 통한다. 명상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자연이라는 거대한 교실에서 이들은 평화를 배우고 있다.

1,700그루 전나무가 선사하는 치유의 시간

캠프가 진행되는 월정사 자연명상마을 옴뷔는 오대산 명상의 중심지다. 축구장 14배 크기의 대지 위에 조성된 이 공간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다.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과 마주하는 '디지털 디톡스'의 철학이 담긴 특별한 치유 공간이다.

참가 청소년들은 12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오대산으로 향했다. 첫날부터 이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공동체 생활의 첫발을 내딛은 청소년들은 월정사의 유명한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긴 여행의 피로를 씻어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산하 사단법인 문수청소년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베트남 땀쭉사원이 후원하는 이번 국제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은 단순한 문화 체험을 넘어선다. 명상이라는 깊은 내면의 여행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평화의 가치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다.

경쟁 대신 공감을, 비교 대신 이해를

"국경을 넘어 모인 이 청소년들이 명상을 통해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문수청소년회 상임이사 월엄스님의 환영사에는 이번 캠프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청소년들은 고요한 산사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숲길 걷기 명상에서는 오대산의 맑은 기운이 발끝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전나무 숲과 오대천이 만들어낸 자연의 교향곡 속에서 이들은 성적도, 경쟁도, 국적도 잊은 채 그저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느낀다.

동아시아 교류 워크숍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각국에서 온 청소년들이 자신의 일상과 문화를 소개하며 웃고 공감하는 시간. 누가 더 잘났는지를 겨루는 대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베트남 청소년의 학교 이야기, 태국 친구들의 가족 문화, 일본 학생들의 고민까지, 국경을 넘어 10대들의 마음은 하나로 모인다.

역사와 문화로 이어지는 한국과의 인연

명상만으로는 부족하다. 캠프 일정에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과 성보박물관 방문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역사와 불교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청소년들은 문화적 공감대를 넓혀간다.

특히 월정사 성보박물관은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국보와 보물급 불교 문화재들을 직접 보며 한국 불교의 깊이를 느끼고, 각자의 문화와 연결 고리를 찾아가는 시간이다.

짧지만 깊은, 7일간의 선물

이번 캠프는 오는 12월 21일까지 진행된다. 7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참가 청소년들의 마음속에는 평생 지울 수 없는 기억이 새겨질 것이다. 경쟁과 성과를 강요받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국적이 다른 친구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명상을 통해 평화를 체감하는 경험.

문수청소년회 관계자는 "이번 동계 명상캠프는 청소년들이 경쟁과 성과 중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명상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며 쌓는 경험이 동아시아 평화와 연대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명상이 만드는 미래, 평화로 가는 길

겨울 산사의 고요함 속에서 청소년들은 성장한다. SNS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국적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마음으로 소통하는 경험. 이 모든 것이 이들의 미래를 바꿀 작은 씨앗이 될 것이다.

월정사는 앞으로도 명상을 매개로 한 동아시아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오대산 전나무 숲이 품은 청소년들의 웃음소리가, 언젠가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평화의 메시지로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본다.

해발 700m 오대산 자락, 자연명상마을 옴뷔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얼굴은 평화 그 자체였다. 그들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후에도, 이곳에서 경험한 고요와 연대의 기억은 오래도록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비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