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여 개 사찰서 '설날 특별 템플스테이' 운영... 휴식부터 수행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

강원도 낙산사 새벽명상 사진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강원도 낙산사 새벽명상 사진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귀성길 차량 행렬과 북적이는 도심 대신, 고요한 산사에서 새해를 맞이하려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기회가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전국 11개 시·도 30여 개 사찰에서 '설날 특별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설 연휴 전후인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전통 명절 체험과 깊이 있는 수행을 결합한 형태로, 도심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쉼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통과 수행이 만나는 산사의 설날

이번 설날 템플스테이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 고유의 명절 문화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사찰에서 설날 합동차례를 지내고, 불교 전통 새해인사법인 '통알(通謁)'로 부처님께 새해 인사를 올린다. 따뜻한 떡국 공양과 함께 윷놀이, 성불도 놀이 같은 전통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특히 의미 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08배, 선명상, 걷기명상, 차담 등 다양한 수행 프로그램이 더해져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새롭게 다질 수 있다. 묵은해의 번뇌를 내려놓고 새해의 원력을 세우는 시간, 산사만이 줄 수 있는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강원도 3색 템플스테이, 취향 따라 선택하는 산사 휴식

강원도에서는 세 곳의 사찰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참가자들을 맞이한다.

양양 낙산사는 휴식과 치유에 초점을 맞춘 '설날특집 꿈·길 따라서'를 운영한다. 동해의 푸른 바다를 품은 관음성지답게, 시원한 파도 소리에 집중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파도 소리 명상'이 백미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는 해맞이 명상은 새해의 희망을 다지기에 더없이 좋다. 프로그램은 자율적으로 운영되지만, 원할 경우 스님과의 차담이나 요가형 108배, 마음 연꽃등 만들기 등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옵션을 선택하면 더욱 깊이 있는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강릉 용연사는 가족과 함께하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주목받는다.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병오년 설날맞이 템플스테이'에서는 함께 만두를 빚고 가래떡을 구워 먹으며 명절의 넉넉함을 나눈다. 설 당일인 17일에는 합동 차례를 지내고, 단청 키링 만들기와 윷놀이를 즐기며 가족 간의 화합을 다진다. 초·중·고생 참가비 30% 할인 혜택도 제공되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밤에는 '겨울 밤 하늘 별별 보기' 명상을 통해 도심에서 보기 힘든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할 수 있다.

 하동 쌍계사에서 설날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윷놀이. 사진 = 불교문화사업단
하동 쌍계사에서 설날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윷놀이. 사진 = 불교문화사업단

인제 백담사는 수행과 명상에 집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제18회 우리설 희망 템플스테이'는 침묵과 집중이 특징이다. 입소와 동시에 휴대폰을 보관하고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설악의 깊은 품에 안겨 먹기 명상, 숲 포행, 달빛·별빛 명상 등 깊이 있는 수행을 경험할 수 있다. 새벽 예불 시간에는 통알 의식에 참여하고 큰스님의 법문을 듣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된다.

전국 사찰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

강원도 외에도 전국 곳곳의 사찰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담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부안 내소사는 새해 다짐 편지쓰기와 윷놀이를, 영동 반야사는 성불도 놀이와 별 관측 명상을 선보인다. 보은 법주사에서는 은행윷을 직접 만들어보고 설날 사랑방에서 포춘쿠키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경주 골굴사의 선무도 공연 관람과 수련, 고창 선운사의 천마봉 해맞이와 민속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깊이 있는 수행을 원한다면 강화 연등국제선원의 4박 5일 선명상 집중 수행이나 청주 용화사의 선명상·필사명상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충주 석종사에서는 사경과 108참회를, 영천 은해사에서는 싱잉볼 소리명상과 별빛산책을 경험할 수 있다. 성주 심원사의 해맞이 숲길 명상, 용인 법륜사의 해맞이 명상과 통알, 남양주 봉선사의 '비밀의 숲' 해맞이도 새해의 원력을 세우기에 좋은 프로그램이다.

산사가 선물하는 진정한 쉼과 성찰의 시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일화 스님은 "설날 특별 템플스테이를 통해 가족애를 다지고 새로운 한 해의 원력을 세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살았던 전통의 가치를 되새기고, 고요한 산사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2026년 새해, 산사가 건네는 초대에 응답해보는 건 어떨까. 파도 소리와 별빛 아래서, 진정한 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