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의 햇살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글로벌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페스티벌 원더러스트 코리아 2026이 5월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둥근 석유탱크가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자리, 매봉산 자락 아래 넓은 광장에서 요가와 명상, 사운드힐링 등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글로벌 페스티벌, 그러나 정보검색은 아쉬웠던 행사
전세계적인 글로벌 행사였기에 꽤 규모가 큰 행사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행사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빼면 눈에 띄는 안내를 발견하기가 무척 어려웠고 심지어 자세한 행사정보조차 제대로 나와있는 홈페이지나 상세페이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라인업이나 타임테이블, 빌리지 클래스 정보가 인스타그램 피드와 스토리에 흩어져 올라왔고, 빌리지 수업은 오붓(obud) 앱을 통한 사전 예약으로 운영됐다. 인기 클래스는 미리 살피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려운 구조였다. 첫 방문이라면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우가 사실상 유일한 안내판이었다.

새 무대 문화비축기지, 둥근 탱크와 매봉산 사이
원더러스트 코리아는 2019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상륙한 이후 난지 한강공원, 광화문, 올림픽공원, 서울숲을 거쳐 2026년의 무대는 문화비축기지에 마련되었다. T5 상상가득 문화탱크가 배경처럼 서 있고, 그 앞으로 흰 텐트가 일렬로 놓인 광장이 행사장의 중심이었다.


햇살 아래 매트, 구릿빛으로 빛난 어깨들
이틀 내내 가장 진했던 인상은 햇살이었다. 잠시 서 있기만 해도 피부가 익는 날씨였고, 콘크리트 광장에는 그늘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메인 스테이지 앞에는 정말 많은 요가인들이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행사에 참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사의 안내에 맞춰 수백 명이 같은 호흡으로 팔을 뻗어 올리면, 구릿빛으로 그을린 어깨와 등 위로 빛이 번졌다. 햇살을 피하는 대신 수련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광장 전체에 흘렀다. 이미 건강한 구릿빛 몸을 가진 이들은 이런 햇살을 오히려 즐기는 듯 했다.

피크닉처럼 즐긴 주말
뜨거운 햇살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가장자리 잔디와 가로수 그늘을 차지하고 있었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아래에서도 메인 스테이지의 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한쪽에서는 매트를 깔고 누워 하늘을 봤고, 다른 한쪽에서는 요가복을 다같이 맞춰 입고 온 지인들과 담소를 즐기며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연령대도 옷차림도 다양했지만 요가인들이 사랑하는 패션인플 비주얼의 모습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브라탑과 커버업, 반팔 티셔츠, 와이드 요가바지, 트레이닝 팬츠가 한 화면에 섞였다. 전문 수련자만 모인 자리가 아니라 친구와 처음 와본 사람, 부모님과 동행한 가족, 분위기만 즐기러 온 사람까지 자기 페이스대로 머무는 자리에 가까웠다.


E·WAN 몰입형 명상 디바이스 체험관 운영해
E·WAN 몰입형 명상 디바이스는 음파와 진동을 결합한 명상 보조 기기를 선보였다. 지지(Grounding), 공명(Resonance), 흐름(Flow), 현존(Presence) 네 가지 키워드로 구성된 패널 앞에서 헤드폰을 쓰고 직접 체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명상디바이스를 체험하였고 더러는 디바이스를 더 깊이 체험해보고 싶다며 구매해가기도 했다.


공(Gong)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있어서 직접 참가자들이 공의 진동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엄청난 사이즈의 공 안에 들어가서 온몸으로 공의 큰 진동을 느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Choose Your Plan F. 부스는 "Pick your own flowers"라는 카피 아래 핑크 거베라와 은방울꽃 일러스트가 그려진 벽면이 시선을 끌었다. AMH 검사와 난자동결을 '지금의 나를 아는 선택'과 '미래를 준비하는 선택'으로 나란히 풀어낸 캠페인은 여성의 생식 건강을 웰니스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메시지가 분명했다. 1분 테스트와 지원 정보를 QR로 연결한 동선도 깔끔했다.


밀짚모자와 선글라스 차림의 핸드팬 아티스트 하택후님이 아크로요가를 선보이고 있는 팀을 위해 신나게 핸드팬을 연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방문했던 날이 아닌 토요일에 싱잉볼 사운드배스를 비롯한 명상관련 행사들이 모두 몰려있어서 명상행사를 체험해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회복이 콘텐츠가 된 자리, 리커버리존
올해 가장 신선한 시도는 메인 스테이지 너머에 마련된 리커버리존(Recovery Zone)이었다. 입구에 'SAUNABUS'가 적힌 하늘색 시내버스 한 대가 통째로 놓였다. "오늘도 뜨겁게 출발한다"는 문구처럼, 운행을 멈춘 버스가 이동식 사우나로 변신해 운동 직후의 몸을 데워주는 공간이 됐다.
사우나버스 옆에는 검은 원형 욕조 네 개가 일렬로 놓인 아이스배스 존이 자리했다. 운동복 차림의 참가자가 차가운 물에 어깨를 담그면 진행자가 옆에서 호흡을 가이드했다. 사우나에서 아이스배스로 이어지는 콘트라스트 회복 루틴은 최근 글로벌 웰니스 씬에서 떠오르는 흐름으로, 서서히 국내에도 도입하고 있는 곳들이 생기기 시작해다.
요가 너머의 프로그램, 초보도 부담 없는 분위기
프로그램은 요가에 머물지 않았다. 발레핏과 바레, 명상, 음악 프로그램, 고대운동, 스텝박스까지 다양한 액티비티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무대앞에서 하는 요가를 제외한 사운드배스를 비롯한 힘의 집 등 나머지는 실내에서 진행되었기에 밖에선 전혀 알수가 없었다. 참여자 각자가 원더러스트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고 알아서 참여하는 것 같았다.

뜨거운 햇살로 살이 타들어가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었지만 요가를 하는 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시간 가량 진행되는 요가를 다함께 참여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요가에 대한 진심과 열정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웰니스 트렌드가 한국에서도 부상하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아쉬웠던 점, 그러나 웰니스 트렌드의 저력을 느꼈던 시간
솔직히 아쉬운 점도 분명했다. 출입 팔찌를 받고 입장하는 시스템이었지만 행사장이 사방으로 뚫려 있어 통제가 사실상 의미가 없었고, 입장한 사람과 통과한 사람의 경계가 모호했다. 빌리지 등록비용이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티켓이었지만 작년 대비 부스 수와 협력 브랜드의 규모가 줄어든 점, 한여름에 가까운 더위에 비해 그늘과 식수 보급 동선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행사 전에 좀더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로 참가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빌리지에 등록하지 않은 참가자들도 더 충분히 행사를 즐기고 교류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단지 요가인들만을 위한 요가전문 행사가 아닌 웰니스페스티벌로 보다 복합적인 이벤트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더라면 더 많은 참여자들의 관심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요가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모여 그들만의 열정과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으로서의 역할은 분명했다. 웰니스 트렌드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고, 라이프스타일의 중요한 축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한국에서의 원더러스트가 가진 저력은 아직은 좀 더 기대를 가져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엔 다양한 액티브명상분야 이벤트가 더 풍성해지고 좀 더 많은 협업을 이끌어내어 다양한 웰니스 관련부스와 브랜드 부스가 한층 다채로워지는 행사로 성장하기를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