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치유가 공존하는 강화도, 느린 여행의 미학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장미란의 강화도 체험

전등사를 거쳐 청풍에서 숲속 요가와 싱잉볼체험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5월까지 진행하는 ‘여행 가는 봄 캠페인’의 일환으로 ‘여행으로-컬 소도시 여행’ 코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직접 이 코스를 체험하며 “해외도 좋지만, 국내에 더 좋은 곳이 많다”며 국내 여행의 매력을 강조했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전등사

강화도 여행의 첫 시작점은 1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등사’다. 고구려 소수림왕 381년에 창건된 전등사는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사찰 중 하나로, 봄철에는 진달래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전등사는 대조루를 지날 때 고개를 숙여 들어가는 독특한 입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겸손한 마음으로 진입하면 대웅전의 부처님 미소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사찰 인근의 정족산성은 세 개의 봉우리가 솥 모양을 이루고 있어 10분 정도 오르면 서해 바다의 낙조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등사는 단순한 사찰을 넘어 예술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발굴조각’으로 알려진 이영섭 작가의 어린왕자, 마애불 등 작품들이 경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설전 서운갤러리에서는 동시대 작가들의 전시가 연중 진행된다.

전등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은 찻집 ‘죽림다원’이다. 여암 주지 스님이 강력 추천하는 ‘대추차’는 이곳의 대표 메뉴다. 여암 스님은 “전국 어느 집 대추차도 전등사 대추차를 따라올 수 없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그 비결은 대추만 달이는 것이 아니라 사과 등 다양한 과일을 함께 끓여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는 데 있다. 장미란 차관도 “선수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대추차와 맛이 똑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100전통의 금풍양조장, 체험과 추억의 공간으로

전등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금풍양조장’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건축물대장에는 1931년에 등재되었지만, 실제 운영 시기는 그보다 더 이전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3대째 이어져 내려오며, 전직 마케터 출신인 양태석 대표(50)가 2020년부터 운영을 맡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전국 양조장 5곳 중 하나인 이곳은 강화 섬쌀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전통주를 생산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문체부가 선정한 웰니스관광지 푸드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양 대표는 양조장의 오랜 역사를 장점으로 살려 외관은 그대로 두고 매장 내부에는 레트로 감성을 입혔다. 100년 전 사용하던 우물과 누룩 보관 공간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층 체험장의 기둥에는 과거 양조장 일꾼들이 ‘좋은 운’을 염원하며 새긴 ‘길상’ 글자가 있는데, 손바닥으로 만지면 운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최근에는 미식계에서도 주목받아 싱가포르 미슐랭 레스토랑 아키라 백과 막걸리 페어링 컬래버레이션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곳에서는 막걸리 시음과 구매 외에도 직접 막걸리를 빚는 체험, 발효된 쌀과 막걸리 지게미를 활용한 ‘막걸리 핸드 스파’ 등 독특한 웰니스 체험이 가능하다. 고운 지게미에 손을 담그면 발효의 미세한 열감이 전해지고 은은한 향이 긴장을 풀어준다. 최근에는 지게미로 만든 인센스(향), 양초 등을 활용한 향기 테라피 체험도 준비 중이다.청풍,

강화도 청년들이 만든 힐링 공간

강화도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2024 한국 관광의 별’ 지역 성장 촉진 콘텐츠 부문에 선정된 협동조합 ‘청풍’이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이 공간은 소규모 공방과 전시, 카페, 쉼터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강화의 일상을 여행자와 나누는 거점이 되고 있다.

청풍에서는 ‘잠시섬’ 프로그램을 통해 숲속 요가와 싱잉볼 명상 체험을 제공한다. 잔디 위에 매트를 펴고 네팔에서 공수해 온 싱잉볼의 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명상 시간은 짧지만 깊은 치유의 경험을 선사했다. 장미란 차관도 싱잉볼의 진동과 울림에 “거참 신기하네요”라며 흠뻑 빠져들었다.

새로운 관광 트렌드, 느림의 미학

강화도에서의 하루는 빠르게 움직이기보다 한 공간에 오래 머물며 지역의 숨결을 느끼는 여행이다. 이곳은 단순한 당일치기 관광지를 넘어 지속 가능한 국내여행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강화에 와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매력에 흠뻑 빠지는 시간을 가졌다”며 “최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내수시장이 위축됐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선 가까운 지역부터 가볍게 여행을 떠나며 일상 속 활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과 협력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지속 발굴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여행할 수 있도록 지역관광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전통과 예술, 현지의 손맛과 감각적인 쉼이 어우러진 강화도는 “가족하고 친구하고 정말 다시 오고 싶어졌다”는 장 차관의 말처럼, 재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국내 여행지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