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 메타인지·명상 결합한 '2026 WISE 휴타고지' 명상 기반 프로그램 진행해

사진 - 영산대
사진 - 영산대

시험을 앞두고 책상 앞에 앉아도 글자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공부할 마음은 분명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고, 작은 불안 하나가 집중을 자꾸 흐트러뜨린다.

와이즈유 영산대학교 교수학습개발원이 최근 진행한 'Inner WISE Heutagogy: 메타인지와 마음의 하모니' 프로그램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했다. 공부법을 가르치기에 앞서,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부터 가만히 들여다보자는 발상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8일 하루 동안 재학생 10명과 교직원 3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학습 의지는 있지만 실행력과 감정 조절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강의실 대신 명상 매트 위에서, 차 한 잔으로 연 하루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진 프로그램은 익숙한 강의 풍경과 사뭇 달랐다. 참가자들은 필기구 대신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오감을 깨우는 차 명상으로 하루를 열며 찻잔의 온기와 향, 입안에 천천히 번지는 맛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언가를 외우거나 풀어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잠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감각에 머무는 연습이었다.

'메타인지'라는 낯선 단어, 그러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메타인지가 있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생각과 학습 과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능력을 뜻한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방식이 나에게 잘 맞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힘이다. 학습 효율을 가르는 핵심 역량으로 꼽히지만 정작 학교 수업에서는 따로 다뤄질 기회가 많지 않다. 영산대 교수학습개발원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무엇이 몰입을 방해하는지 스스로 찾아내도록 이번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싱잉볼의 울림과 아로마 호흡, 감정을 돌보는 시간

오후 시간은 감정을 다독이는 활동으로 채워졌다. 참가자들은 싱잉볼이 만들어내는 깊고 긴 울림 속에서 몸의 긴장을 풀었고, 자기 자신과 타인을 향해 따뜻한 마음을 보내는 자비명상을 경험했다. 아로마 향에 호흡을 실어 보내는 명상은 들숨과 날숨의 리듬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줬다. 이어진 자기이해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감정 상태와 학습을 가로막는 요인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 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런 활동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감정이 안정되면 집중력이 뒤따라오고,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책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회복력이 길러진다. 대학 측은 이번 프로그램이 학습 효율은 물론 학생들의 심리적 회복력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외국인 유학생 참여를 위해 실시간 영어 통영도 지원해

이번 프로그램에는 외국인 유학생도 참여했다. 명상은 미묘한 감각과 안내의 언어를 따라가는 활동인 만큼 언어가 다르면 온전히 몰입하기 어렵다. 교수학습개발원은 명상 전문가의 실시간 영어 통역을 지원해 유학생들이 안내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마음을 돌보는 시간만큼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였다.

휴타고지, 스스로 배우는 힘을 기른다는 것

프로그램의 바탕이 된 'WISE 휴타고지'는 영산대학교의 교육철학이다. 휴타고지(Heutagogy)는 학습자가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결정 학습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가르침을 받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우는 힘 그 자체를 기르는 데 초점을 둔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평생 스스로 배워나가야 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다.

영산대 교수학습개발원 이민주 원장은 "학생들이 메타인지 능력을 활성화해 자기결정 학습 실행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기조절 역량과 내면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일이 아니다. 불안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흐트러진 감각을 다시 모으는 일에서 비로소 깊은 배움이 시작된다. 차 한 잔의 온기와 싱잉볼의 울림으로 마음을 고른 학생들이, 한 학기를 한결 단단한 마음으로 걸어가기를 바라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