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과거 삼성역사까지..삼성 '갤럭시 XR' 활용 차세대 기업교육 도입

삼성 임직원이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갤럭시 XR을 착용한 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삼성 임직원이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갤럭시 XR을 착용한 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삼성 제공


기업교육이 교실을 벗어나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간다. 삼성인력개발원이 11월부터 삼성전자의 확장현실(XR) 기기 '갤럭시 XR'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며, 한국 기업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87년 전 그 골목길을 걷다, 1938년 삼성상회로의 시간여행

교육생이 헤드셋을 쓰는 순간, 2025년 수원캠퍼스는 사라지고 1938년 대구 골목길이 펼쳐진다. 삼성의 출발점인 '삼성상회' 내부를 직접 걸으며 창업 정신을 체험하는 역사교육은, 단순히 듣고 외우던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학습이다.

이것이 삼성인력개발원이 도입한 AI·XR 결합 교육의 핵심이다. 강의실에 앉아 PPT를 보던 전통적 학습 방식을 뛰어넘어, 음성과 시선, 제스처만으로 가상공간을 탐험하며 몸으로 배우는 경험을 제공한다.

명상부터 토론까지, 5개 교육 과정의 디지털 전환

삼성은 신입사원부터 고위임원까지 임직원 교육 전반에 걸쳐 갤럭시 XR을 활용할 계획이다. 11월 첫 도입 단계에서는 명상, 삼성 역사체험, 리더십, 외국어, 토론 등 5개 핵심 과정에 XR 기술을 접목했다.

특히 명상 교육에서는 삼성 영덕 명상센터의 실제 자연경관을 가상으로 재현해, 교육생이 수원캠퍼스에 있으면서도 영덕의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 속에서 명상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리적 이동 없이도 최적의 힐링 환경을 구현한 셈이다.

AI 아바타가 된 상사, 실수해도 괜찮은 무한 연습의 기회

갤럭시 XR 교육의 가장 혁신적인 요소는 AI 아바타와의 롤플레잉이다. 외국어 교육에서는 AI 외국인 아바타와 실제 대화를 나누고, 리더십 교육에서는 AI로 구현된 부서원과 1대1 면담을 진행한다. 토론 교육에서는 AI 사회자가 주재하는 찬반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기존 롤플레잉 교육과의 결정적 차이는 '무한 반복'이다. 다른 동료나 강사 앞에서는 실수가 부담스러워 주저하게 되지만, AI 아바타 상대로는 수십 번이라도 연습할 수 있다. 더욱이 교육 종료 후 AI가 분석한 개인별 피드백과 상세 리포트를 받아,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다.

삼성 임직원이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갤럭시 XR를 활용한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삼성 임직원이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갤럭시 XR를 활용한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멀티모달 AI가 만드는 개인 맞춤 학습 경험

갤럭시 XR은 단순한 VR 기기가 아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인식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된 기기로, 교육생이 보고 듣는 모든 것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예컨대 교육생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 어떤 제스처를 취하는지, 목소리 톤은 어떤지까지 AI가 분석해 각자의 학습 수준과 스타일에 맞춘 개인화 교육을 제공한다. 같은 프로그램을 듣더라도, 2만 명의 교육생이 2만 가지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이유다.

한국 기업교육의 미래를 여는 실험

삼성인력개발원은 연간 2만 명 이상의 임직원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역량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에는 외부 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삼성전자와 협력해 차세대 XR 기기용 신규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갤럭시 XR은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최초로 탑재한 기기로, 지난 10월 22일 국내에 출시됐다. 삼성이 자사 제품을 가장 먼저 내부 교육에 적용한 것은,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기업교육이 더 이상 지루한 의무가 아닌, 몰입하고 싶은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책상 앞에 앉아 시간을 채우던 과거의 교육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진짜 배움을 체득하는 미래형 교육으로의 전환. 삼성이 시작한 이 실험은, 한국 기업교육 전반에 파급력을 가질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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