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명상기능 도입, 청소년에 밤 10시 되면 숏폼 대신 명상가이드 디지털 웰빙전략

디지털 과몰입 문제 해결사로 떠오른 ‘명상’… 틱톡·메타 등 SNS기업들의 야간 명상 기능이 가져온 변화

“밤 10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명상으로 마음의 평화를”

지난 주말 밤 10시, 고등학교 2학년 김민서(17·가명) 학생이 틱톡을 열자 평소와 달리 화면에 진정한 음악과 함께 “지금은 수면 시간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영상 피드 대신 깊은 호흡을 유도하는 명상 가이드가 표시된 것이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학교 시험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던 그는 화면의 안내에 따라 5분간 명상을 시도했다.

“처음엔 짜증이 났는데, 의외로 잠이 잘 오더라고요. 요즘 자기 전까지 틱톡 보다가 새벽 1시에 잠들곤 했거든요. 그런데 이 기능 덕분에 일찍 잠들게 되어 아침에 훨씬 상쾌해요.”

SNS 기업들이 무한 스크롤과 알고리즘으로 이용자를 사로잡던 전략에서 벗어나 이제는 디지털 웰빙과 명상을 통한 건강한 이용 습관을 장려하는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들이 청소년 이용자를 위한 ‘야간 명상 모드’를 속속 도입하면서 디지털 디톡스와 심리적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SNS 기업들의 ‘디지털 명상’ 전략, 어떻게 다를까?

틱톡, “취침 시간엔 명상으로 전환”

틱톡은 가장 적극적으로 명상 기능을 도입한 플랫폼이다. 18세 미만 청소년 계정에서는 연령대별로 차등적인 ‘명상 시간’이 적용된다. 17세는 오후 10시 이후 앱의 ‘추천(For You)’ 탭을 열면 자동으로 “수면 시간”이라는 안내와 함께 호흡법과 명상 가이드가 전체 화면으로 표시된다.

이 기능은 단순히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청소년들에게 명상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교육적 효과도 갖는다. 틱톡의 시범 운영 결과에 따르면, 예상과 달리 청소년 이용자의 98%가 이 기능을 계속 유지하기로 선택했다고 한다.

정윤석 틱톡코리아 글로벌 공공정책 담당 부장은 “단순히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스스로 건강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넛지(Nudge)’ 효과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메타, “10대 계정으로 디지털 웰빙 강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Meta)도 ’10대 계정’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처음 도입된 이 계정은 14세 이상 18세 이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며, 한국에는 올해 1월부터 적용됐다.

메타의 접근법은 SNS 사용 시간이 60분을 초과하면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을 보내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틱톡과 달리 메타는 명상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이용 시간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도 명상 콘텐츠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가족 센터로 건강한 콘텐츠 소비 유도”

유튜브는 ‘가족 센터’를 통해 부모와 자녀 계정을 연결해 콘텐츠 활동을 관리할 수 있게 했으며, ‘휴식·취침 시간 알림’ 기능으로 디지털 과몰입을 방지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유해할 수 있는 폭력적인 영상이나 체형 비교 영상의 추천 알고리즘을 조정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디지털 습관 개선”

SNS 기업들의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부모 통제 기능의 강화다. 틱톡의 ‘패밀리 페어링’, 유튜브의 ‘가족 센터’, 인스타그램의 ‘부모용 대시보드’ 등 각 플랫폼은 부모가 자녀의 SNS 이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틱톡의 ‘쉬어가기’ 기능은 부모가 특정 시간대를 지정해 자녀가 앱을 이용할 수 없도록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습 시간이나 취침 시간에 앱 사용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부모는 또한 자녀가 어떤 계정과 소통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시청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교육 전문가 박지영 교수(디지털미디어학과)는 “기술적인 제한만으로는 청소년들의 디지털 습관을 개선하기 어렵다”며 “부모와 자녀가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대해 열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명상과 디지털 웰빙의 만남, 효과는?

청소년 심리 전문가들은 SNS 플랫폼의 명상 기능 도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디지털 기기 사용과 수면 장애, 불안, 우울 사이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지적된 바 있다.

청소년 상담 심리치료사 김혜진 박사는 “밤 시간대 블루라이트 노출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취침 전 짧은 명상은 뇌파를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켜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틱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스크린 타임이 60분으로 제한되어 있음에도 청소년들은 하루 평균 107분을 앱에서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과도한 사용 시간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방법으로 명상 기능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규제 사이의 균형

SNS 기업들의 청소년 보호 정책 강화는 각국 정부의 규제 압박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과 유럽연합,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청소년 디지털 보호법이 강화되는 추세다.

디지털 정책 연구가 이태훈 박사는 “기업들의 자율 규제는 환영할 만하지만, 이것이 정부 규제를 대체할 수는 없다”며 “청소년 보호와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은 표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디지털 권리 활동가 정수민씨는 “청소년도 디지털 시민으로서 권리가 있다”며 “과도한 제한보다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자율적 조절 능력 향상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명상의 미래, 더 개인화된 웰빙 서비스로

SNS 기업들의 명상 기능 도입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틱톡은 한국생명의전화와 협업해 청소년 자살 예방 사업을 진행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과는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 교육을 위해 협력하는 등 사회적 책임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IT 산업 분석가 차민우 대표는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용자의 감정 상태와 스트레스 수준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명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디톡스와 명상이 결합된 이 새로운 트렌드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디지털 세계와 정신 건강의 조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청소년들이 디지털 기기와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그리고 청소년들의 디지털 웰빙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글 오지현 힐링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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