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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하루는 온통 자극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속에서 '마음을 돌본다'는 것은 어쩐지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명상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막상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그 막막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서 한 권이 출간됐다.
벤자민 W. 데커(Benjamin W. Decker)의 『10일 마음챙김 명상 워크북』(이혜진 옮김, 운주사, 184쪽, 15,800원)이다.
대원불교문화총서 13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 책은, 이론 대신 실천으로 명상에 입문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열흘이라는 충분히 짧고, 충분히 집중적인 시간을 선물한다.
"명상은 아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다"
저자 벤자민 W. 데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현대적 명상 스튜디오의 선구자인 '언플러그 명상'과 글로벌 웰니스 브랜드 '원더러스트'의 창립 지도자로, 《뉴욕타임즈》와 《포브스》에도 소개된 바 있다.
그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묵직한 원칙이다. 명상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것. 몸으로 익히고 마음으로 감각해야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해보기'를 중심에 둔다. 명상에 관한 장황한 철학적 설명 대신, 하루에 하나씩 총 10가지 명상 기법을 직접 경험하도록 안내한다.
각각의 명상법에는 그 의미와 효과, 준비물, 구체적인 실천 방법,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한 심화 안내, 그리고 자신의 체험을 직접 기록할 수 있는 워크북 형식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따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스스로 관찰하고 기록하며 수행의 주체가 되도록 설계된 것이다.
동양의 지혜와 현대 신경과학이 만나다
데커의 명상법이 특별한 이유는 특정 종교나 전통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불교와 힌두교를 비롯해 유대교·기독교·이슬람 전통, 그리고 다양한 문화권의 수행법을 폭넓게 연구하고 실천해 온 그는, 이 책에서 그 지혜들을 현대인의 언어로 부드럽게 풀어낸다.
여기에 최신 신경과학 연구가 더해진다. 명상이 뇌를 물리적으로 변화시켜 학습·인지·기억·감정 조절과 관련된 영역을 활성화한다는 사실, 스트레스 감소와 혈압 저하, 행복감 증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책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명상이 신비로운 영적 체험이 아닌, 과학적으로 입증된 삶의 훈련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명상의 문턱을 낮추다 — 초보자도, 숙련자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조용한 공간과 의자 혹은 쿠션, 작은 수첩, 그리고 하루 10분 안팎의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특별한 준비도, 특별한 자세도, 특별한 신념도 필요하지 않다.
명상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는 친절한 입문서가 되고, 이미 수행 경험이 있는 이에게는 새로운 기법을 탐색하며 수행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실용서가 된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력·주의력·자각·자기조절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설계된 이 프로그램은, 바쁜 현대인에게 특히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번역을 맡은 이혜진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에서 명상 과학의 선구자인 리처드 데이비슨 교수 지도 아래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마음챙김의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원문의 따뜻함과 실용성을 살린 번역이 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수행이다
저자가 이 책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초심자의 마음'이다. 새로운 수행을 접할 때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열린 태도로 받아들이는 자세. 어느 날 명상이 잘 되지 않는다고, 혹은 열흘을 채우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다시 이어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수행이기 때문이다.
10일이라는 시간은 짧다. 그러나 그 안에서 심어진 씨앗은 오래간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잠깐의 경험, 걸으면서 발바닥의 감각을 느끼는 한 순간이 쌓여, 삶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씩 변화시킨다. 명상은 산속 선원이나 고요한 사찰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숨을 알아차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