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의 목적이 바뀌고 있다
더 많은 곳을 찍고 오는 여행이 아니라, 한 곳에 머물며 몸과 마음을 되돌리는 여행.
그 조용하고도 분명한 변화가 이제 정책의 언어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의 치유·스파 등 웰니스 특화 자원을 집적화해 고부가 웰니스 관광산업으로 육성하는 '웰니스 관광 클러스터' 사업지로 대구, 부산, 인천, 강원, 전북, 충북 등 6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왜 지금, 웰니스 관광인가
웰니스 산업은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생활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세계 경제를 선도할 핵심 산업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숫자가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웰니스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6조 8,000억 달러로, 2029년까지 연평균 7.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Herald Corp 한화로 환산하면 약 9,000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웰니스 관광산업은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객 100만 명 시대를 맞아 치료 이후 치유·회복·예방을 위한 관광 수요가 결합·확장되면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신성장 산업이다.
6개 지역, 저마다의 치유 언어
이번에 선정된 6곳은 두 유형으로 나뉜다. 의료관광과 참신한 웰니스 자원을 결합해 차별화된 상품화 전략을 제시한 대구와 부산이 '의료관광 중심형'으로, 인천·강원·전북·충북은 각 지역이 가진 특화된 웰니스 자원을 활용해 고유의 관광 주제를 기획한 '웰니스관광 중심형'으로 선정됐다. Mhns 각 지역에는 올해 4억 5천만 원의 마중물 예산이 지원되며, 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3년간 국비 13억 5천만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대구·부산 — 의료와 웰니스의 접점
의료 인프라가 풍부한 대구는 도시형 '메디웰니스'를 표방하며 3년간 60개 이상의 대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부산은 해양 휴양도시의 강점을 살려 동부권의 온천, 서부권의 생태, 도심권의 뷰티·스파를 잇는 권역별 연계 전략을 펼친다.
인천 — 공항에서 치유까지
인천은 2028년까지 146만 명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공항·항만과 연계한 송도·영종권 메디컬 관광을 강화한다.
강원 — 잠도 여행이 된다
강원은 '강원형 수면 웰니스 관광'을 내세워 원주의 디지털 헬스케어, 양양의 역동적 활동, 평창의 산림 활용, 정선의 자연 휴식형 자원을 묶어 장기체류형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전북 — 가장 한국적인 치유
전북은 '삶의 균형과 회복을 제공하는 치유관광도시'를 비전으로 삼고, 한옥마을·독립서점 등 지역 인문자원과 발효식품·지역 식재료 기반 치유음식을 연계해 '가장 한국적인 웰니스 관광지'를 구현하는 것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충북 — 물과 숲의 블루웰니스
충북은 청주(스파·뷰티), 충주(명상), 제천(전통한방), 증평(숲·자연)의 4개 핵심 도시와 주제를 중심으로 내륙 유일 '수변과 산림을 복합화한 블루웰니스'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할 예정이다.
회복이 목적지가 되는 여행
빠르게 소비하고 돌아서는 여행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고 있다. 대신 더 천천히 쉬고, 더 깊이 회복하며, 그 지역의 자원을 몸으로 경험하는 여행이 커지고 있다.
문체부 담당자도 같은 흐름을 짚었다. "관광객들은 이제 단순한 방문을 넘어 치료와 회복이 결합된 고차원의 경험을 원하고 있다"며 "민·관·학 협업을 통한 웰니스 창업 지원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각 지역을 매력적인 글로벌 관광 목적지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다와 숲, 한옥과 발효 음식, 온천과 명상이 한 지역 안에서 하나의 여정으로 엮이는 시대. 이 6곳의 행보가, 한국 웰니스 관광의 새로운 지도를 그려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