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다. 알림이 끊임없이 진동하고, 짧은 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손가락은 다음 화면을 넘기고 있다. 쉬는 시간조차 화면 안에서 보내다 보면 몸과 마음은 도리어 더 깊이 지친다.
충남 홍성에서 이 피로를 한 호흡 길게 풀어낼 자리가 마련됐다. 홍성군보건소는 '건강수명 연장 텐업(10Up)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지털 디톡스 명상클래스' 2기 참여자를 5월 15일까지 모집한다.
한옥 예절관에서 펼쳐지는 90분
2기 클래스는 5월 19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홍주향교 예절관에서 운영된다. 홍주향교는 1924년 크게 보수돼 지금의 모습을 갖춘 충청남도 기념물 제135호다. 앞쪽에 명륜당, 뒤쪽에 대성전을 배치한 전학후묘 형식의 한옥 공간은 그 자체로 도시 소음과 거리를 두는 완충 지대로 작동한다.
프로그램은 두 갈래로 흘러간다. 1부에서는 이철학 전교가 홍주향교 문화해설과 역사 탐방을 안내한다. 향교가 품어온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들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구간이다. 2부에서는 싱잉볼 명상이 이어진다. 금속 그릇에서 퍼지는 낮고 긴 울림이 마룻바닥과 처마 사이로 번지며, 호흡과 진동이 맞물리는 감각을 만들어낸다.
소리와 진동이 만드는 이완의 시간
싱잉볼 명상은 분위기 연출에 머무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에 따르면 싱잉볼 자애 명상 프로그램은 성인의 생활스트레스 가운데 역할 문제 영역과 육체적 스트레스 관련 뇌파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소리가 뇌파를 알파파와 세타파로 유도해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한다는 보고도 함께 제시됐다.
자세나 박자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는 부담 없이 소리에 몸을 맡기면, 머릿속을 채우던 잡념이 한 박자씩 느려진다. 명상이 낯선 사람도 진입 장벽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강점으로 꼽힌다.
텐업 프로젝트, 마음 회복까지 끌어안다
홍성군보건소가 추진 중인 '건강수명 연장 텐업(10Up) 프로젝트'는 신체 건강 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신건강 영역까지 끌어안는다. 디지털 디톡스 명상클래스는 이 프로젝트 안에서 마음 회복을 담당하는 축이다.
지난 4월 7일 운영된 1기 클래스는 홍주문화관광재단, 자치행정과, 문화유산과의 협업으로 홍주성 일대와 홍주천년문화체험관에서 진행됐다. 1부 문화해설 프로그램과 2부 싱잉볼 명상 모두에서 참여자 만족도가 높았고, 보건소는 그 호응을 발판 삼아 2기를 한옥 공간인 예절관으로 확장했다.
정영림 홍성군보건소장은 "한옥이 주는 고즈넉함과 안정감을 바탕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고 회복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여 대상은 홍성군민, 참가비는 무료다. 신청 마감은 5월 15일이며 자세한 사항은 홍성군보건소를 통해 안내된다. 한옥의 처마 끝으로 봄 햇살이 스며드는 오후, 화면 바깥에서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짧지만 깊은 쉼이 될 만한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