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번의 묵언 명상과 두 번의 아사나 수업으로 일정이 짜인 오스트리아 티롤의 요가 리트릿 하우스, 시바난다 요가 티롤

키츠뷔엘 알프스 아래 레이트 베이 키츠뷔엘 일대 ⓒDimiTalen/Wikimedia Commons (CC0)
키츠뷔엘 알프스 아래 레이트 베이 키츠뷔엘 일대 ⓒDimiTalen/Wikimedia Commons (CC0)

오스트리아 티롤주 레이트 베이 키츠뷔엘. 스키 휴양지로 이름난 키츠뷔엘에서 멀지 않은 산자락에 요가 리트릿 하우스 한 채가 서 있다. 이곳은 호텔이 요가 프로그램을 끼워 넣은 형태가 아니다. 1957년 스와미 비슈누데바난다가 세운 시바난다 요가 조직이 직접 운영하는 수련 시설이고, 객실에는 텔레비전과 와이파이가 없으며, 식사는 하루 두 끼 채식으로 나온다. 머무는 동안의 하루는 손님이 짜지 않는다. 일정표가 이미 정해져 있다.

아침 여섯 시 명상으로 열고 저녁 사트상가로 닫는 하루를 경험하다

공식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하루 일정표는 이렇다. 오전 여섯 시부터 일곱 시 반까지 아침 명상. 만트라 낭송과 짧은 강연이 함께 들어간다. 여덟 시부터 아홉 시 반까지 첫 요가 수업으로 아사나와 프라나야마, 깊은 이완을 진행한다. 낮 시간은 비워 둔다. 오후 네 시부터 다섯 시 반까지 두 번째 요가 수업이 이어진다. 저녁 여덟 시부터 아홉 시 반까지는 사트상가다. 명상과 만트라 낭송, 강연으로 구성되고 아르티라 불리는 빛의 의식으로 마무리된다.

날씨가 좋은 주에는 일정 가운데 일부가 침묵 걷기 명상으로 바뀐다. 공식 안내는 일주일에 여러 차례 그렇게 운영된다고 밝히고 있다. 알프스의 초지와 숲길을 말없이 걷는 시간이 실내 명상 자리를 대신하는 구조다. 하루에 명상이 두 번, 아사나 수업이 두 번 들어가는 이 틀은 레이트의 리트릿 하우스에서 상시 운영된다.

수련의 뼈대는 시바난다 요가가 내세우는 다섯 가지 원칙에서 나왔다. 올바른 운동, 올바른 호흡, 올바른 이완, 올바른 식사, 긍정적 사고와 명상이다. 아사나와 프라나야마, 이완, 채식, 명상이 하루 안에 모두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지도는 국제 공인 시바난다 요가 교사 과정을 수료한 강사들이 맡는다. 조직 계보는 스와미 시바난다(1887~1963)와 그의 제자 스와미 비슈누데바난다(1927~1993)로 이어진다.

하루 일과에 들어가는 요소를 공식 사이트는 다섯 가지로 적어 두었다. 아사나와 프라나야마, 명상, 깊은 이완, 만트라에 요가 철학 공부가 더해진다. 아침과 저녁 자리에 짧은 강연이 들어가는 까닭이 여기 있다. 수련만 반복하는 대신 그 수련이 어디서 왔고 무엇을 겨냥하는지 함께 듣게 하는 구성이다. 요가를 운동으로만 접해 온 사람이라면 이 대목에서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요가를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사람이 머물 수 있을까

가능하다. 공식 사이트는 참가자를 초심자와 경험자, 고급 수련자로 나눠 각 수준에 맞게 지도한다고 밝히고 있다. 주간 테마 가운데 초심자 가이드 과정이 따로 있고, 요가 소개 워크숍에서는 입문자를 위한 부드러운 요가와 명상을 안내한다. 최소 숙박은 2박이다. 도착 당일 오후 네 시 요가 수업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주간 테마는 스무 가지 가까이 돌아간다. 명상 체험, 호흡 수련, 아사나 확장, 척추 건강, 긍정적 사고, 요가 라이프스타일, 요가와 산 하이킹, 겨울 스포츠와 요가가 포함된다. 계절 행사로는 키르탄 리트릿과 올 세인츠 리트릿, 크리스마스와 새해 리트릿, 영적 리트릿이 있고, 최근에는 명상 리트릿이 새로 들어갔다. 명상 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준비물 안내도 성격을 보여 준다. 미끄럼 방지 요가 매트나 양모 매트, 담요, 명상 방석과 명상 숄을 챙겨 오라고 적혀 있다. 참가 조건으로는 머무는 동안 커피와 홍차, 육류와 생선, 달걀, 양파와 마늘, 알코올, 담배를 삼가 달라는 요청이 붙는다. 요가의 식이 원칙에 맞춘 조건이다. 여행 중 하루쯤 느슨하게 보내려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고, 생활 전체를 한 주간 바꿔 보려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틀이다.

이 리트릿 하우스가 교사 양성 과정의 거점이기도 하다는 점은 수련의 밀도를 짐작하게 한다. 공식 사이트에는 요가 교사 과정과 상급 과정, 사다나 인텐시브, 재교육 과정, 아카데미가 함께 올라와 있다. 여행자가 머무는 리트릿과 교사가 되려는 사람이 밟는 과정이 같은 건물에서 돌아간다는 뜻이다. 집에서 미리 흐름을 익혀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실시간 드롭인 수업과 그룹 명상, 프라나야마 과정 같은 온라인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전자파를 줄인 객실과 작은 사우나, 길 건너 유기농 호텔에서 머물다

숙소와 식사는 길 건너 파트너 호텔이 맡는다. 유기농 인증과 유럽 에코라벨, 오스트리아 미식 인증을 함께 보유한 곳이다. 객실은 원목 바닥에 건강 매트리스를 넣고 대부분 발코니를 두었다. 모든 객실에 텔레비전과 와이파이를 두지 않았는데, 공식 안내는 전자파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1인실과 2인실 외에 남녀 각각 8인이 쓰는 공용룸이 있고, 여성 전용 도미토리도 운영된다. 남성 도미토리는 없다. 호텔이 만실이면 인근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식사와 요가홀, 사우나는 본관에서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요가홀은 세 곳으로 나뉘어 있다. 웰니스 공간은 핀란드식 사우나와 저온 사우나를 갖춘 소규모다. 호텔은 녹색 전기와 펠릿 난방, 태양열 온수 시스템을 쓴다. 식사는 유기농 농장 재료를 기본으로 하고 호텔이 직접 기르는 과일나무와 베리 덤불에서도 가져온다. 비건과 글루텐프리는 대체 메뉴로 대응하지만 글루텐프리 빵은 제공하지 않으며 교차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미리 밝혀 두었다. 개별 식이 선호까지 맞추기는 어렵다는 안내도 함께 있다.

가을에 찾는다면 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공식 사이트는 이 계절의 티롤 알프스 풍경을 따로 내세운다. 초지의 색이 바뀌고 산등성이에 첫눈이 얹히는 시기다. 겨울로 들어서면 요가와 겨울 스포츠를 묶은 테마 주간이 열려, 낮에는 설원을 걷거나 스키를 타고 아침과 저녁에는 명상하는 일정도 가능해진다.

11월 하순, 해발 1,334미터 산 위에서 열리는 과정을 노린다면

이 조직은 티롤 외에도 여러 곳에서 과정을 연다. 2026년 일정표를 보면 호헤 타우에른의 미터질에서 10월 26일부터 11월 8일까지, 티롤의 필에서 11월 22일부터 12월 3일까지 과정이 열린다. 스페인 말라가에서는 12월 4일부터 8일까지, 인도 히말라야 라우드라프라야그에서는 10월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이 가운데 필 과정은 위치가 특별하다. 인 계곡 위 해발 1,334미터, 카르벤델 산맥과 치잘탈 빙하가 보이는 자리의 친환경 산장형 호텔에서 열린다. 하루 일정은 이렇다. 여섯 시에 하루를 시작해 여섯 시 반에 묵언 명상과 만트라. 여덟 시 반부터 열 시까지 아사나와 호흡법. 열 시 반에 유기농 채식 브런치. 열한 시 반부터 오후 네 시까지는 자유 시간으로 산책과 간헐적 강연, 사우나와 트리트먼트가 들어간다. 네 시부터 다섯 시 반까지 다시 아사나와 호흡법. 여섯 시에 채식 뷔페 저녁. 일곱 시 반에 묵언 명상과 만트라, 독서. 열 시부터는 침묵 시간이다. 명상과 아사나 시간은 참여가 필수이고 오후 강연은 선택이다. 객실에는 텔레비전과 무선 인터넷이 없고 시설 전체가 금연이다.

이 조직의 활동 범위는 티롤 바깥으로도 넓다. 공식 사이트에는 인도에서 열리는 요가 야트라와 인도 리트릿, 스와미 비슈누데바난다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가 함께 올라와 있다. 오스트리아 안에서는 바트 호프가슈타인에서도 과정을 연다. 티롤에서 한 주를 보낸 뒤 다음 걸음을 어디로 둘지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선택지가 이미 깔려 있는 셈이다.

계획할 필요가 없는 일정과 수련 공동체의 리듬에 나를 맡기다

여행 일정 가운데 한 주를 떼어 몸과 호흡, 식사까지 한꺼번에 정돈해 보려는 사람에게 맞는 곳이다. 짜인 일정을 따라가는 편이 오히려 편한 사람, 알프스 산길을 말없이 걷는 시간에 끌리는 사람에게도 어울린다. 호텔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쪽보다 수련 공동체의 리듬에 몸을 맡기는 쪽에 가까운 곳이다.

가을이 깊어지는 티롤의 산자락에서 아침 여섯 시에 명상하고, 알프스 초지를 말없이 걸으며 하루를 보내는 일정. 이왕 알프스로 여행을 떠난다면 산을 바라보기만 하는 대신 산의 리듬에 하루를 맞춰 보는 쪽이 더 깊이 남지 않을까.

기사 문의 : fare3041@naver.com